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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받는 만큼 일할까?
댄 애리얼리는 많은 CEO 앞에 강연할 기회가 있어서, 앞서 실시했던 실험 결과인 높은 보너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이야기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기분 나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다른 방면으로 접근해서 "연말이 되면 회사 분위기는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습니다. "11월과 12월은 사람들이 자신이 받게 될 보너스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분위기라 일이 거의 되지 않는다"라는 답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앞으로 받게 될 보너스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면, 성과에 부정적이지 않겠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역시 인정하지 않았고 그에 대한 생각 자체를 거부하였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CEO들의 말에 일리가 있을 수도 있다고 가정하고 또 다른 실험을 시작해봅니다. NBA의 클러치 플레이어(경기 종료 시각을 앞두고 큰 활약을 펼치는 선수)의 플레이 방식을 데이터화해보기로 합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연봉을 많이 받습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팀의 승리에 큰 역활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5분 전이 아닌 낮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모든 농구선수가 대체로 비슷한 점수를 냈지만, 클러치 플레이어들은 경기 종료 5분 전에 확실히 높은 득점력이 나타났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CEO들도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도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결론을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클러치 플레이어들이 득점을 올리는 두 가지 방법은 슛 성공률을 높이거나 슛을 많이 시도하거나입니다. 이 실험의 결론은 그들은 더 많은 슛을 던졌을 뿐입니다. 마지막 5분에 드라마틱하게 슛 성공률이 높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나친 부담감은 오히려 독!
우리는 가장 중요한 임무를 할 때 오히려 허둥대며 실패할 때가 많습니다. 수능을 예로 들어봅시다. 대부분은 수능보다는 모의고사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본고사에서 점수를 잘 받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평소에는 실수하지 않던 문제도 실수하게 되고 점수가 떨어질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연설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연습할 때는 의도한 대로 잘할 수 있었으나, 연설 당일 수많은 사람 앞에 서면 부담감이 밀려오게 되고 제 실력을 발휘 못하게 됩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스스로 감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게 되며, 결국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다른 실험을 한다. 문제를 풀게 하는데 한번은 다른 사람 앞에서, 또 한번은 칸막이 안에서 풀게 했을 때 어떤 경우에 문제를 더 수월하게 풀어나가는지 알아봅시다. 이 실험의 결과는 다들 예상을 했을 것입니다. 당연히 칸막이 안에서 더 잘 풀었습니다.
지나친 부담감이 독이 되는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그 환자는 땀이 날 것 같다는 걱정 때문에 더 많은 땀을 흘렸습니다." 땀을 흘리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긴장을 유발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 현상은 사람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라 다른 동물들에게도 나타나는 현상이었습니다. 1969년에 바퀴벌레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단순 직선형의 통로와 미로 두 경우를 두고 자신을 지켜보는 동료가 있을 때 어떻게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한 실험입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단순한 직선형 통로에서 동료가 지켜볼 때는 훨씬 빠르게 임무를 완수했지만, 복잡한 미로에서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데 더 오래 걸렸습니다.
최적의 인센티브 조건
성과에 대한 여러 연구에도 최적의 보너스 수준을 찾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성과 차이를 만들어내는 데에 다른 요인들도 작용할 것입니다. 임무의 특성(임무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개인의 특성(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참는지), 임무와 관련된 개인의 경험(익숙한 일인지) 등의 요인이 있습니다.
만약 72시간 내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면, 1억을 주겠다고 한다면 당장 당신의 행동은 달라질 것입니다. 평소에 즐겨하던 일(SNS, 커피 마시기, 친구와의 만남 등)을 잠시 배제하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짜내려 하겠지만 이런 것들이 창의성을 높여 주는 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데 할애했다는 정도일 뿐이다. 간단한 실험으로도 금전적인 인센티브는 역효과를 내기 쉽습니다. 거액의 보너스가 걸렸을 때 정신을 집중하고, 깊은 사고를 하며 중요한 임무에 몰입하는 사람은 쉽게 찾기 힘들 것입니다.
보너스와 성과 사이의 균형점 찾기
기업 현장에서 활동하는 경제 전문가들은 실험을 통해 끌어낸 결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실증적인 증거가 부족할 수 있고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일이나 위험성이 높은 일 그리고 사람들이 더욱 진지하게 임무를 받아들인다면 실험 결과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말하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판단과 복잡하고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 사용되는 행동 기저에 있는 심리 과정이 다르다는 점은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실험을 통해 우리는 인간이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비이성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사람들을 과도하게 압박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노력을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단순하게 보너스의 수준을 낮게 가져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도한 압박감을 벗어나게 해줄 수 있지만, 성과급이 유발하는 긍정적 요인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성과급에서 동기는 올려주고 과도한 압박감을 주지 않아서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소를 배제할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년도 성과 기준을 과거 5년 동안 평균적인 성과를 기준으로 해서 보너스를 지급한다면 당해 연도에는 보너스 때문에 압박받는 일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보상과 동기 의식, 스트레스와 성과가 어느 수준이 적정 수준인지 연구를 지속해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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